Et va la vie

한국과 유럽의 걸인, 그 차이

Demain les chats 2011. 12. 21. 16:24

 

                                                                                                                         Belgium 2011

 

 

 

 

 

참...이런 걸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좀 인도적이지 않은 면이 있는데 그래도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던 거라 한 번 쯤 언급하고 싶었음을 밝힌다.

 

여러 나라를 다니고 살아보면서 접하게 되는 것이 비단 아름다운 풍경이나 이국적 분위기만은 아니다.

좀 유별나고 이상한 성격 탓에 여행을 가도 남들이 안 보는 것들을 주로 살피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걸인들의 모습이다.

 

한국의 걸인은 대체로 장애인(인 척 하는)이 많고, 동족인 한국인이며, 굉장히 불쌍하게 보이려 하거나 구구절절 사연을 보여주거나 하고, 1인 체제이다.

반면 벨기에(라 쓰고 유럽이라 읽는다-유럽 다른 나라 사정도 비슷하기 때문)에서는 대체로 사지멀쩡한 사람들이 나와 있다. 동구권이나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백인은 거의 없다. 있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하지. 그들에겐 쉬운 사회니까. 아무튼 태도가 굉장히 당당하며 엄청 캐주얼하게 "헤이~돈 있으면 좀 줘보셔~"라는 듯한 말투로 구걸을 하는 이들이 많다. [배고파요]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경우도 많고, 혼자 하기보다 아이나 개를 데려와서 같이 앉혀놓고 동정심을 유발시키는 경우가 또 많다. 내가 절대 반대하는 부분이다. 수치심을 느끼려면 혼자 느끼고 고생을 하려면 혼자 하지 왜 죄 없는 아이까지 데려와 추운 바닥에서 고생을 시키는 지 모르겠다. 정말 마음에 안 든다. 그리고 구걸하는 주제(!!! 이렇게 표현하면 미안하지만...)에 아무거나 안 받는다. 끼니라도 때우라고 방금 산 빵을 내밀어도 "돈을 달라고!"하면서 투덜댄다. 물론 빵은 받고 말이다. 주관이 뚜렷하다. 정말 어이가 없기도 하고 헛웃음이 나기도 하는 상황이다.

 

걸인을 보면 마음이 갑갑해지고 미안해지고 왜 저렇게 되었을까 별 생각이 다 든다. 매춘부가 그게 좋아서 몸을 파는 게 아니듯 그들도 좋아서 길바닥에 나앉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모두가 안고 가야 할 사회문제. 나만 등따시고 배부르다고 사회의 어둠에 등을 돌려서는 안 될 일이다.

아...복잡한 이 세상.

 

 

 

 

'Et va la 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말의-Entirety  (0) 2011.12.26
아저씨-charming  (0) 2011.12.22
그런 거야.  (0) 2011.12.20
Memory of Turkey  (0) 2011.12.18
바야흐로-A la fin  (0) 2011.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