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Diary 끄적임 57

조성진, 또 만나고 옴

헬싱키- 런던- 파리- 마드리드- 다시 런던 조성진만 따라다니는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5번이나 그의 공연을 즐겼다. 나는 라흐마니노프를 사모한다. 많고 많은 피아니스트 중에 그의 작품을 내 맘에 쏙 들게 연주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몇 명과 조성진... 쥐뿔도 모르면서 귀만 까다롭다. 꿈에도 그리던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를 드디어 감상할 기회가 왔다. 이번 공연은 조성진과 첼리스트 Kian Soltani의 협업이다. 연주가 한창 절정으로 다다랐을 때 순간 눈물이 날 뻔 했다. 살아있음에 이런 감동도 느낄 수 있는 거겠지. 행복하다. 2023

I&I/Diary 끄적임 2023.07.26

하찮은 소원

사는 거 질렸다. 버팀목 없이 주먹구구로 살아온 인생. 어찌저찌 지옥에서 탈출해도 또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야 하는 건 온전히 내 몫이구나. 남들한테는 아무 것도 아닌 것도 나는 피 터지는 노력을 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현실. 지친다. 죽고 싶은데 자살은 용기가 안 나니 사고나 테러 그런 걸로 즉사하고 싶다. 사는 게 고통 그 자체이기에 죽을 때는 제발 편하게... 며칠 전부터 이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 이렇게 글로 배설이라도 해야 될 거 같아.

I&I/Diary 끄적임 2023.07.16

Pray for Turkiye

마음이 많이 아프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라 튀르키예가 지진의 상처로 신음하고 있다. 일본이 대지진과 쓰나미로 고통받을 때도 같은 마음이었다. 나는 그저, 아무 죄 없는 범인들이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송두리 째 잃는 그 상황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른다. 나도 저들 중에 한 명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남의 일이라 여기지 않는다. 마음은 당장이라도 피해지역으로 가서 돕고 싶지만 의리 강하고 마음 좋은 국민들이 이미 현장으로 대거 이동했다. 외려 폐가 될 수도 있으니 차분히 추이를 지켜본다. 상황이 안정되고나서 현장으로 가 많이 먹고 많이 사고 경제에 보탬을 하는 것이 그 나라에 도움이 되는 방법일 것이다. 부디 한 명이라도 더 구해내기를...빨리 상처가 아물기를... 사랑하는 내..

I&I/Diary 끄적임 2023.02.12

심히 당황스럽다

상처라는 건 처음엔 아파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뎌지고 나아지고 결국엔 회복된다. 적어도 몸에 난 상처는 그러하다. 자국이 남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마음에 난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무뎌지지가 않네. 나도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고 시간은 자꾸 흘러가는데 생각대로라면 벌써 애저녁에 무뎌지고 잊혀지고 회복되어져야 할 상처들이 왜 아직도 이리 선명한 걸까. 너무나 당황스럽다. 상처가 크기가 너무 크고 깊어서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그대로 썩어문드러져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나는 그걸 어떻게든 수습해보려고 소독약을 뿌리고 대충 거즈로 빙빙 감아서 적당히 괜찮은 척을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을만큼 썩어버린 살점들은 도려낼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도려내는 작업? 그건 온전히 내 몫이..

I&I/Diary 끄적임 2021.03.17

몰랐다. 이것이 마지막 기내식이 될 줄은...

2020년 2월 12일 이스탄불에서 벨기에로 돌아오는 비행기편에서 받은 식사. 중국에서 한창 난리가 나고 있었고 한국은 신천지발 확진자가 폭발하기 전이었다. 이 때는 몰랐다 이것이 마지막 기내식임을. 이 때는 몰랐다 4월 입국 예정이던 한국 비행기표가 취소될 줄은. 이 때는 정말 몰랐다 이 역병이 이렇게나 오래 갈 줄은. 절망적이다. 가게를 다 닫고 국경을 닫고 이렇게까지 과민반응 할 필요가 있는 병인가 싶다가도 대안을 모르겠으니 더 답답하다. 여행이 삶의 낙이었던 우리에겐 너무나도 가혹한 형벌이다. 제기랄 올해는 이렇게 끝나나보다.

I&I/Diary 끄적임 2020.10.20

스위스 캠핑 여행 + 이태리 친퀘테레, 프랑스 샤모니, 독일 로텐부르크

원래는 오스트리아를 가려고 했었다. 3년 째 미뤄지고 있는 오스트리아 캠핑여행을 올해는 꼭 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오스트리아 일부지역은 레드존으로 지정되었고, 캠핑장 대부분이 평소 인원보다 적게 그것도 예약을 받는 형태로 전환하면서 만석이 되는 사태가 여기저기서 벌어졌다. 이대로라면 길바닥에서 자야된다. 그래?! 그렇다면 6년 전에 가려다 못 간 스위스를 이번에 가보자!로 생각을 바꾸었고 착실하게 정보를 모으고 오려붙여 대략의 일정을 완성, 떠났고, 즐겼고, 무사히 돌아왔다. 두드리면 열린다. 해답은 찾기 마련이다. 날씨도 완벽하게 우리 편이어서 비로 고생하거나 작년 스페인에서처럼 폭염에 트레킹 하다가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일도 없었다. 들판을 뛰어노는 고양이도 많이 만났고 ..

I&I/Diary 끄적임 2020.08.25

볼리비아 여행 에필로그(부제-야 이 염병할 세끼들아 비자ㅆ 3대가 망해라 퉤퉤)

총 23일 일정으로 볼리비아와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다녀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여행 굉장히 피곤했다. 3년 전 과테말라 여행으로 라틴아메리카의 맛을 조금 봤었는데, 그것이 순한 맛이라면 볼리비아는 진한 맛 버젼이다. 귀국 5일 전에 소화불량으로 배탈이 나서 남은 일정을 모두 망쳐버렸고 우유니 사막과 라스 촐리타스 여자 레슬링은 한참 기대에 못 미쳤다. 그리고 비자...이 썅놈의 새끼들 늬들 가족 친척까지 3대가 망해라 내가 저주 인형 만들어서 할 수 있는 온갖 악귀는 다 씌워버릴거야!!!!!! # 살 빼고 싶어? 그럼 볼리비아 여행 추천 이 나라는 먹을 것이 하나도 없다. 아니, 사방천지 먹을 거다. 그러나 위생 어쩔건데? 개나 소나 길거리에 좌판 깔고 온갖 것들을 다 내다 판다. 규제나 단속이 있..

I&I/Diary 끄적임 2019.10.07

5년 만의 런던 그리고 조성진의 라흐마니노프

# 여전히 재미있는 런던 그들이 싸질러 놓은 역사를 보면 절대 사랑하지 말아야 할 나라임이 분명하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영국이 너무 좋다. 같은 맥락으로 일본도 너무 좋다. 지금껏 여행다닌 모든 나라 중 탑텐에 꼽히는 나라들이다. 사실 프랑스 빼고 다 좋다. 프랑스는 몇 번을 가도 정이 안 드는 나라. 무튼 예전 여행들이 수박 겉핥기였다면 이번에는 런던을 제대로 구석구석 보고 왔다. 음식도 맛있었고 고양이라곤 다 자기 집 뒷뜰에 숨겨놔서 털 끝 하나 안 보여주는 이 나라에서 글쎄 무려 5마리나 만났다!! 살살 녹는 소프트 크림도 맛나게 먹었고 게다가 날씨도 좋아서 청량한 하늘을 마음껏 즐겼다. 뭐 하나 아쉬울 게 없었던 이번 여행이다. # 조성진, 라흐 피협 2번 작년 말 헬싱키에서 조성진씨가 라흐 피협 ..

I&I/Diary 끄적임 2019.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