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Diary 끄적임

여호와의 증인-Jehovah's Witness

Demain les chats 2011. 9. 6. 20:23

 

 

두어달 전 어느 아침, 우리는 집근처 작은 광장에서 스케이트를 탔다.

광장 한 구석에 보이는 동양인 4명. 나는 직감으로 그들이 한국인임을 알았다.

내 직감은 적중, 한국말로 머라머라 자기들끼리 얘기를 한다.

한국인을 좀체 보기 힘든 이 곳 벨기에,

게다가 관광지도 아닌 일반 주택가에 한국인이! 그것도 4명이나!!

평소 한국관련 어느 것에나 레이다를 세우는 우리들인지라

굉장한 호기심으로 그들이 뭘 하는지 엿봤다.

 

작은 노트북인지 아이패드인지를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으며 무언가를

계속 보여주려 애쓰는 그들... 처음엔 무슨 한국관련 설문조사를 하나 싶었다.

호기심을 견디다 못해 우리 둘, 그들에게 다가가봤더니

세/상/에 두둥!!! 이게 왠!!! 그들은 여호와의 증인이 아니던가!

그들이 보여주던 것은 여호와의 증인 특유의 얄딱꾸리한, 평화스러운, 뭔가

이상주의적인 척 하는 그림들을 배경으로 한 선전비디오였다.

몇 달간 연습한 듯한 어설픈 불어발음으로 동영상 내용을 설명하는 그들.

오마이갓.

 

순간 나는 얼굴이 달아올랐고 우린 잽싸게 집으로 돌아왔다.

근데 이게 왠!!! 우체통에 발신주소도 없이 편지 한 장이 들어있는 게 아닌가.

그 속에 있던 것은 바로 저 것---->

지구의 종말이 어쩌구 평화가 미래가 어쩌구...

그 집단 특유의 선전문구와 함께 상담을 원하면 어디어디로 오라는 메시지.

머리끝이 바짝 서고 소름이 돋았다.

 

참...대단들 하다. 내 참 우리 한국인들 여러 방면에서 대단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정도일 줄이야! 여기 살고 있는 건지 아님 선교만을 위해 바다 건너 온 건지 모르

겠다만 정말 이건 최고다. 최고라고 생각했다.

 

난 무교라 여호와증인이 좋네 나쁘네 그런 건 잘 모르겠다. 내눈엔 다 똑같으니.

어쨌거나 그들의 그 열정 하나만은 대단하다 해주고 싶다.

니들이 짱 먹어라!

 

 

 

 

 

Belgium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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