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cism

유럽의 복지제도가 어쩌고 어째?

Demain les chats 2012. 10. 6. 09:08

 

 

한달 간의 한국방문이 끝나고 벨기에로 돌아온 지 일주일이 채 안 됐다.

그간 한국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3년 사이 물가도 많이 올랐고, 워낙 변화가 빠른 나라라 그런지 못 보던 건물들도 많이 생겼다.

가족, 친척, 친구, 여러 주변인들, 그저 마주치는 사람들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대부분 물어오는 첫 질문이

 

"거긴 사는 게 어떠니? 좋지? 복지도 잘 되어있고..."

 

난 어떻게 대답해야 될 지 정말 모르겠어서 [그냥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고 그럭저럭이다]고 둘러버린다.

 

그래 유럽 몇몇 국가들이 (동유럽, 남유럽, 영국까지 제외하면) 복지제도가 탄탄한 것은 사실이다. 사는 데 여유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나라들이 천국은 절대로 아니다. 몇몇 현지에 사는 블로거들이 독일이나 프랑스는 마치 파라다이스라도 되는양 찬양을 해대고 있지만, 그들이 보는 것도 일부일 뿐, 숨겨진 추악하고 더러운 유럽인들의 속내는 절대로 천사의 것과는 거리가 멀다.

사람 사는 데가 다 그렇지 뭐 완벽한 나라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

 

생전 유럽 밖을 못 나가보다가 처음으로 아시아 땅을 밟은 시엄마는 보이는, 들리는, 느껴지는 모든 것들에 감탄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유럽의 구태의연함과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 친절, 청결, 신속함, 수준 높은 시민의식의 신세계를 접하고는 혀를 내둘렀다. 벨기에는 쓰레기라고까지 표현했다.

그가 보기에는 한국이 천국인 것이다.

 

 

 

              북한산에 올라.                                                    

 

 

 

 

복지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한국인들은 유난히 복지에 관심이 많은 듯 하다. 교육, 의료, 정치 등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항상 물어오는 것은 복지다.

유럽 몇 나라들의 복지시스템을 부러워 하다 못해 갈망하는 눈치다.

 

그러나!!!

복지가 어디 하늘에서 떨어지는 건가? 다 국민들 개개인의 희생과 협력이 뒷받침 되어야 이루어지는 것이지 어디 절대로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린 학생들 무료급식을 주장하는 이에게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하고 무상보육은 자기들 세금 부담 될까봐 반대하는 그런 나라 사람들이 무슨 낯짝으로 복지타령??

다들 미친 거 아닌가 모르겠다.

 

여기 벨기에 이야기를 해보자.

매달 날아오는 남편의 월급명세서를 보면 얼마나 이 나라가 세금이 무거운 지 알 수 있다.

국가, 회사 등에서 떼어가는 돈이 무려 40%에 육박한다. 이는 소득, 혼인, 배우자의 직업 유무 등에 따라 차이가 있어서 초고소득 자는 경우에 따라 50프로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한다고 한다.

프랑스도 세금이 높기는 마찬가지, 최고부자들에게 75% 세율을 적용하겠다는 중앙정부의 방침이 얼마 전 내려졌다.

물론 여기도 세금탈루는 '국민스포츠' 라고 할 만큼 일상다반사로 일어나지만 일단 중요한 건 세제 자체가 다르다는 거다.

한국은 최고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물리기는 커녕 이런저런 명분을 갖다 붙이면서 일반인보다 더 감면을 해주고 있지 않나? 이것만 봐도 그 차이를 분명히 알 수 있다.

당장 자기들 손해보는 것 같으니까 미래를 짊어져야 할 아이들 밥 주는 것조차 거부하는 밴댕이 소갈딱지로 어디서 복지복지 거리고 있나?

 

복지=세금 이다.

유럽 복지국가들은 그만큼 세금을 많이 걷기에 그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것이다. 누가 공짜로 손에 쥐어주는게 아니고 자기가 내는만큼 돌려받는 것이 복지란 말이다. 유럽에 살아본 혹은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여기는 골백 번 눈 세척하고 찾아봐도 '공짜'를 볼 수 없다. 한국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식당의 공짜 물, 공짜 후식? 여기선 다 돈 내고 먹어야 한다. 오줌 누려고 급하게 공중화장실에 가도 입구에서 돈을 안 내면 들어갈 수도 없는 그런 곳이다 이 말씀. 그런 곳에서 행여나 무상의료? 무상교육? 그게 다 사람들 월급 절반 가져가서 그 돈으로 굴리는 것이지 어딜 봐서 그게 무상인가? 유럽인들이 얼마나 악랄하고 금전문제에 칼같은데 퍽이나!

   

한국인들 일반 직장에서 4대 보험 포함 떼는 세금이 10% 정도이다. 더 되는 지 덜 되는지는 직업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문직 아닌 보통 월급자 기준에서다. 

이것도 많다고 탈세하고 징징대는 사람들이 수입의 절반이나 되는 세금을 감당할 수 있을까? 이렇게 내야 복지기반이 만들어지는데 이걸 동의하겠냐 이 말이다.

더 내기는 싫고 이익은 얻고 싶고...이게 지금 한국인들 마인드 아닌가 싶다.

과격하게 말해서 거/지/근/성 & 무/임/승/차

 

남의 나라 복지제도 부러워 하며 천국타령 하기 전에 본인들 마인드나 고쳐먹길 바란다.

희생 없이는 결과도 없다.

 

 

 

 

 

 

 

2012  벨기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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