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cism

인과응보

Demain les chats 2015. 8. 14. 23:44

 

 

 

                                                                                                 Livorno, Italia 2015

 

 

 

 

 

유럽은 요즘 밀려드는 난민들로 골치다.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이지만, 아프가니스탄 같은 중앙아시아에서도 넘어오는데 그 숫자가 엄청나 난민수용소에서 감당하기가 턱없이 부족하단다.

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넘어오려다 사망하는 난민들 소식은 여기 유럽에선 일상적인 뉴스가 되어버렸다.

 

어느 날 S와 이 이야기를 했다.

'여보, 유럽난민문제를 한국사람들이 어떻게 보는 지 알아? 대부분이 인과응보라고 생각해. 죄 지은 댓가를 지금 치르고 있다는 거지'

 

본인도 유럽인이고 부모도 유럽인이고 일가친척 모두 토종 유럽인인 S의 생각은 어떨까. 

'완전 동의하는 바야. 유럽은 지난 수 세기 동안 전 세계를 상대로 악랄한 짓만 골라 했어. 전세계를 갈기갈기 걸레로 만든 게 유럽인들의 작품이지.

유럽과 미국은 세계를 황폐화시킨 댓가를 치러야 하고 저 난민들을 다 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 난 유럽인인 게 창피하다고!!'

 

 

지난 6월.

이탈리아의 작은 항구도시 리보르노에서 피사로 가는 열차를 타러 온 역에서 한 흑인을 봤다. 정말 까만 흑인. 사하라 이남 어느 나라에서 넘어왔지 싶다.

무언가를 가득 넣은 커다란 봉지를 힘겹게 들고 개표를 하고 있었다. 피사로 가서 관광객을 상대로 물건을 파는 일을 하는 조직의 일원이다.

조심스레 사진을 찍었다. 뒷모습만. 그 걸어가는 모습, 앉아 있는 모습,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 하나하나가 너무나 고독하고 힘들어 보였다.

그라고 이런 생활을 하고 싶을까. 내전과 가난에 찌든 고국을 등지고 더 나은 삶을 찾아 목숨 걸고 유럽으로 건너 왔을텐데, 이 곳에 오면 다 좋아질거라 기대했을

텐데, 현실은 뙤약볕에 팔리지도 않는 물건을 억지로 팔아야 하는... 할당량을 못 채우면 이 일마저도 잃어버리게 되는 신세.

 

안타깝지만 세상은 앞으로도 무전유죄, 유전무죄요 강대국들은 사익을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짓을 멈추지는 않을 것 같다.

글로벌 저스티스의 바로미터, 팔레스타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저 난민들의 삶도 나아질 희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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