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cism

Dirty - 적응 안 되는 개똥천국 벨기에

Demain les chats 2011. 6. 16. 06:32

 

 

 

 

 

 

원래 관조적인 톤으로 생각을 간략히 드러내는 성격이라

보여주기식의 포스팅은 잘 안 하는데

이 사진은 고발적 성격을 더해 알리고 싶다.

 

벨기에로 이주한 지 햇수로 3년 째.

오기 전에 당시 남친이던 남편이 한 마디 단단히 일러둔 것이 있다.

[이 나라 너무 더럽다]

난 믿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벨기에는 부유하다는 서유럽 국가 중 하나 아닌가.

막연하게 그저 쓰레기가 있겠거니 생각한 나는

[한국도 더럽다 쓰레기 많다]

는 식으로 응수했다.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 마디로 요악하면

벨기에는 개똥천국이다.

 

 

 

 

 

 

 

일전에 한국에서 지하철 개똥녀 사건이 크게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자기 개가 싼 똥을 치우지 않았기에 생긴 해프닝이지.

그 덕에 당사자인 여인네는 신상을 털리는 고역을 당해야 했고

사회적으로 무개념이라 질타를 받아야 했던 걸로 안다.

 

그런 것 쯤이야...

여기 벨기에는 개똥남 개똥녀 천지다.

개를 가진 거의 모든 이의 신상이 털려야 하고

사회적으로 매장당해야 한다.

한국식으로 한다면 말이다.

 

허나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워낙 일상이니 그러려니 하는 것일게다.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영향력은 없다)

 

난, 그러나,

그게 너무 역겹다.

역겨워서, 보기 싫어서

밖에 나가기가 망설여진다.

 

이 더러운 나라는

내 생활패턴까지 바꿔놓을만큼 대단하다.

 

 

  

 

 

 

뭐 그깟 개똥 하나 가지고 유난이냐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하나가 아니라면?

너무 많아 눈 닿는 길마다 똥으로 도배가 되어있다면?

개똥 밟은 신발 닦아내려고 질질 끈 자국이 십여미터 길게 이어져 있다면?

 

한 번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이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냐구.

그들의 변명은 [개를 너무 사랑해서]란다.

난 그냥 웃을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사랑이랑 똥 치우는 거랑 무슨 상관?

당신 개가 아니 개똥이 타인에게도 사랑스러운 건 아니잖아?

 

여기 와서 처음 느낀 건

새로움, 신기함 그런 게 아닌 역겨움과 실망이었다.

(외에 유럽중심주의같은 고질적인 부분도 큰 몫 했고)

 

프랑스 파리 몽마르뜨 언덕에서

내 인생 처음으로 개똥을 밟았었지.

여행갔다가 당한 봉변...

그 뭣같은 느낌이란...

정말 SHIT!!!!!!이었다.

 

 

나라의 이미지는 관광청이 만드는 게 아니라

국민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만드는 것이다.

예술의 나라 부유한 나라 아무리 떠들어봐야

무례하고 개념없는 행동이 갖는 파급력을 덮을 순 없다.

 

 

 

 

 

하도 더러움이 극에 달하니

연방 차원에서도 골치였는지

---> 이런 특수기물까지 만들었다.

니 개가 싼 똥 주워담으란 얘기다.

 

하지만 이용률 저조.

난 지금껏 여기서 자기 개똥 줍는 사람 딱 두 명 봤다.

 

관련 처벌규정도 있지만 적발사례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있다면 이런 개똥천국은 존재하지 않겠지.

 

 

 

정말이지 슬프도록

공중위생상태 열악한 벨기에라는 나라.

내 남편의 나라이고

내가 지금 사는 나라이기에

조금이라도 깨끗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려면 여기 사람들 극악한 이기주의부터 버려야겠지.

말인 즉슨 요원하다는...?

 

 

 

 

 

 

Belgium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