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설마 했다.
불안해서 하루 종일 마음이 붕 뜬 듯했다.
그러나 결과는 그렇게 나와버렸다.
까놓고 말한다. 난 박씨를 지지하지 않았다. 독재자의 딸이어서가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정치인으로서 그만의 가치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간의 오락가락 행보를 보면 신뢰할 수가 없다. 그 긴 정치인생동안 뭐 하나 해놓은 업적도 없다. 과거에 대한 말도 안 되는 인식도 문제다. 카리스마도 없다.
교활하게 아비의 후광에 기대어, 그 후광에 환장하는 이들을 이용하면서 권력만을 좇아왔다 이제까지.
집에 돌아오자마자 뉴스를 확인했다.
외신이고 내신이고 첫'여성'대통령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박씨가 여자였던가? XX염색체만 가지고 있으면 여자인가 말이다. 대부분의 여성정치인들이 그렇듯 그는 극단적인 남성중심적 영역인 정치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자들보다 더 마초가 된 인물이다. 그에게선 어떠한 여성성도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보수주의자들이 그가 여성이기 때문에 지지한 게 아니다. 그가 남성이었어도 상관없었다. 처음부터 성별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박정희의 후예' 라는 것만 중요했으니까.
그래 이렇게 18대 대통령이 내정되었다.
주사위는 던져졌으니 이 모든 논란과 반대를 불식시킬 좋은 대통령이 되어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너무 긴 하루였다. 휴우...
Belgiu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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