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Diary 끄적임

벨기에에서 이사하다

Demain les chats 2012. 1. 7. 07:44

 

짐 싸고 다 풀기까지 꼬박 1주일이 걸렸다.

12년을 깔끔하게 이사로 스탓뚜! -_-

 

다음번 이사를 대비해 쇠약해지는 기억을 더듬어가며 "그 때 뭘 어떻게 했더라" 하지 않게 모든 이사의 과정을 미리 메모해 둔다.

 

벨기에는 한국처럼 이사서비스가 발달된 나라가 아니므로 이사에 관한 거의 100%가 본인 몫이다. 사람을 고용하는 건 열라 터무니 없이 비싸쳐먹었으므로

반 강제로 자기가 모든 일을 다 할 수밖에 없다.

 

 

1. 집 계약이 (이번 경우는 월세) 끝났으면 보증금을 내야 하는데, 벨기에는 한국처럼 집주-세입자 간의 거래가 아니라 중간에 반드시 은행이 개입한다.

    세입자는 본인 증명서와 은행계좌, 계약서, 집주인의 신원증명서 사본 등을 가지고 은행으로 가 월세보증금 계좌를 열어달라고 부탁한다.

    은행에서는 구비서류를 확인 한 후 세입자의 계좌에서 정해진 만큼의 액수를 출금정지시킨다. 이 돈은 나중에 방을 뺄 때 은행에 가서 같은 절차를 밟아

    돌려 받을 수 있다. 한마디로 보증금 지불하는 방법이 까다롭다. 

       보증금은 한국처럼 과하게 부르지 않고 월세의 두세달 치 정도다. 그러므로 목돈이 필요하지 않다.

 

2. 그릇, 옷가지 등 소프트웨어를 먼저 싼 후 조금조금씩 다음 거주지로 옮겨 놓는다.

 

3. 전기공급회사에 전화를 걸어 '이사갈 것이니 이전주소지로의 공급을 멈추고 다음 주소지로 공급을 넣어달라'고 말한다.

     (벨기에는 세입자도 다 본인 이름으로 소비량을 측정할 수 있게 되어있다. 따라서 이전 주소지의 계량기가 어디에서 멈췄는지, 다음 주소지의 계량기가

      어디서부터 시작하는지 공급회사에 알려줘야 정확한 계량을 할 수 있다.)

 

4. 트럭 임대 회사에 전화해 큰 가구를 옮길 당일 날 쓸 트럭을 예약한다.

     (한국처럼 콜하면 알아서 해주는 서비스는 여기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있긴 있다는데 졸라게 비싸다. 트럭도 본인이 몰아야 한다.)

    임대트럭 보증금도 월세보증금처럼 출금정지하는 방법을 쓴다. 차량 하루 빌리는 데 60유로 조금 넘었는데 보증금은 750유로.

 

5. 가구 옮기는 날.

    그그그 원목으로 된 겁나 무거운 짐들 옮기느라 정말 죽는 줄 알았음. 

     (벨기에는 현관문도 복도도 한국에 비해 턱없이 좁다. 소파가 끼어서 못 뺄 만큼 좁아 터진 곳이 많다. 제기랄) 

 

6. 관할 코뮌(구청 개념)에 가서 주소 이전 신고를 한다.

    특이한 건 신고를 한다고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관할지 경찰이 불시에 방문을 한다. 진짜 이사를 왔는지 정말 사는 게 맞는 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한국에서처럼 위장전입이 횡행할 수가 없다. 이건 한국에서 배워야 함. 개나소나 위장전입으로 불법 저지르는 한국인들 반성해라.

 

7. 이삿짐을 다 뺀 이전 주소지를 청소한다.

    벨기에는 방을 빼는 사람이 알아서 월세 들어오기 초기의 상태로 되돌려 놔야 한다. 벽에 구멍을 뚫었으면 메워야 하고 등등등.

    안 그러면 보증금 돌려받지 못 할 수도.

 

8. 우체국에 가서 주소이전 신고를 한다.

    벨기에는 우체국이 민간 기업이기 때문에 서비스가 비싸고 느려터지고 엉망이다. 하지만 내 우편물 받을라면 어쩔 수가 있나?...

    이전 주소지로 가게 될 우편물을 새 주소지로 변경해 배달해 주는 서비스가 4개월 간 25유로다. 숨쉬는 데도 돈 내라고 할 것들!! 퐉이다 퐉.

 

 

이사가 이렇게 힘든 건지 몰랐다. 한국에선 전화 한 통이면 척인데 여긴 뭐~ 어휴 팔다리 쑤셔라...

암튼 무사히 마치고 컴질까지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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