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Diary 끄적임

썰_ 경악스런 벨기에의 등교풍경 外

Demain les chats 2014. 12. 3. 00:46

 

#1

1년을 넘게 다닌 어학원을 우여곡절 끝에 졸업하고 나는 학원을 옮겼다.

학생에게 시간선택의 지유따위는 없고! 그냥 아침 수업밖에 없으므로 나는 아침에 등교를 한다.

학원을 가려고 근처 트램 정류장까지 가는 길에는 Ecole Secondaire라고 우리로 치면 중-고교 혼합식의 학교가 하나 있는데

내가 너무 보수적인 건지 어쩐 건지 모르겠지만 이 학교 앞을 지날 때마다 경악스러움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분명 중고교이고, 자기 아이를 차로 데려다 주는 어른들도 많고, 근처에 교통정리 하는 경찰도 하나 있고, 출근하는 차량들이 수도 없이 지나는 환경인데도

한 눈에도 어려보이는 아이들은 정말 아~무렇지 않게 담배를 뻑뻑 펴댄다. 학교 정문 앞에서, 친구들과 잡답하면서, 누가 쳐다보든 말든, 아주 당당하게 담배를.

그런데도 주위 어른 아무도 그들을 말릴 생각도 없다. 말릴 의지도 없는 것 같다. 아니 말려야 하는 이유도 모르는 것 같다.

한국에서라면 최소한 등교시간에 학교정문 앞에서 대놓고 흡연하는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놈들을 본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일텐데 여기는... 정말 후리하다~~ 

아무리 봐도 적응 안 되는 개똥퍼레이드처럼 위풍당당한 흡연청소년의 모습도 적응 안 되기는 마찬가지.

 

 

 

#2

죽다 살아났다.

감기인지 뭔지에 걸려서 꼬박 8일을 끙끙 앓다가 이제 좀 회복이 되었다.

아무 것도 못 먹고 고열에 시달리고 머리가 터져나갈 듯한 두통을 이겨내느라 울기도 많이 울고...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찾아간 의사놈은 병의 근본을 치료해주기 보다는 효과도 없는 진정제나 팔아먹고, 그래서 또 나를 화나게 만들고.

이러다 죽는구나 싶었는데 아직은 때가 아닌가 다시 살아났다.

헌데 죽는구나 싶던 순간에도 나는 감사했다. S라는 사람을 만나고 사랑할 수 있었음에 더없이 행복했으니 죽어도 여한 없겠노라고.

 

 

 

#3

그것이 알고싶다 신해철 사망 미스터리 편을 보고 생각해 봤다. 벨기에의 사정은 어떨까에 대하여.

하여 여러 자료를 찾아보려 했으나 벨기에 자체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다시피 하고, 독일의 경우, 보험회사 AOK가 제시한 2014년 1월 21일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한 해 18,800명 정도가 의료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한다.

S의 말로는 자기 대학교 시절 외국인 교수 하나도 의료사고로 허리인가 다리인가가 아주 불구가 되었고 정신건강마저 악화되었다고 한다. 자살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진위여부는 모른다고.

어느나라나 의료사고 입증에 있어서는 슈퍼갑의 위치에 있는 의사와 싸워야만 하고 이 절차는 아주 길고 어렵다. 벨기에에선 환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청원운동

도 있었는데 실효는 의문으로 남고 있다.

 

 

 

#4

14년도 한 달 남았네.

나는 올해 무엇을 했단 말인가.

 

 

 

 

 

 

 

2014 벨기에 어느 구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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