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Diary 끄적임

벨기에 테러, 우려가 현실로

Demain les chats 2016. 3. 23. 02:58




공항에 갈 때마다 상상했던 그림이다.

그 많은 짐가방들과 사람들. 공항입구에서 티켓창구까지는 어떤 보안장치도 없다. 시큐리티 컨트롤은 티켓을 끊고 입국동에 가야 받게 된다.

항상 이런 그림을 막연히 상상했었다. 작정하고 폭탄 들고 들어와도 대책 없겠구나 생각했다.

그 상상이, 불결한 상상이 오늘 현실이 되고 말았다.


우리는 한 달 전에 그곳에서 출국했고, 일주일 전에 그곳을 통해 입국했다. 지금까지 수 십 번을 드나든 공항이다.

인천공항에 비하면 한참 멀었지만 7년 전보다 밝아지고 나아진 시설에 내심 좋아했었다.

그러나 결국 이런 일이 터졌다.


나의 직감은, 상상은 대부분의 경우 맞다.

희미하게 상상하고 찰나로 스쳐 지나가는 직감이지만 무섭게도 소름끼치게도 그 이미지들은 현실이 된다.


파리테러 이후 시끄러울 때 모두들 조심했지만 나는 이 공격이 몇 달의 인터벌을 두고 벌어질것이란 걸 잘 알고 있었다.

적당한 시간이 지나고 살벌한 경계가 조금 누그러들 때 쯤 일어나겠지... 빙고.


지금 벨기에는 난리가 났다. 비상사태.

그러나 삶은 계속되어야 하고 그래야만 한다. 패닉에 빠져봤자 힘든 건 본인이다. 냉정함을 유지하고 일상을 이어나가야지.


야만적인 세상, 아직까지는 운이 좋아 살아있다. 이 운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내 짝과 오래오래 탈 없이 살고 싶은 마음 뿐.



 



2016 벨기에






'I&I > Diary 끄적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로 생긴 습관  (0) 2016.06.21
인생무상  (0) 2016.06.08
과테말라 여행 후기 및 정보 몇 가지  (0) 2016.03.22
무개념 外  (0) 2016.02.16
끄적끄적  (0) 2015.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