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 아니다. 목격은 여러 번 했으나 증거물을 남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그 김에 글도 써보려 한다.
한국 소식을 보다보면 '소방서 앞에 무단주차 하고 기차 타고 부산 간 아줌마'라든지 '상가 문앞에 주차해 놓고 몇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 무개념 아저씨' 이런 류의 무단 혹은 불법주차 사연을 많이 접하게 된다. 원글이나 댓글의 내용을 종합하면, 차주의 동의 없이는 견인이 불가능하다(?)는 원칙 때문에 발만 동동 구르고 아무 것도 못 한다는 것이 핵심인 듯 하다.
여기 벨기에의 이야기를 해 보자.
집 앞에서 전기배선 공사를 시작했다. 며칠 전에 이미 주차금지 팻말을 세워 놓았고 고지한 날짜가 되자 대부분의 차들이 자리를 비웠다.
그러나 공사 시작 이틀 째에도 그대로 있는 차 두 대. 첫 날은 참아줬지만 둘째 날은 가차 없다. 공사업자가 경찰을 불렀고 번잡한 아침 출근시간이지만 자비 없이 교통통제에 들어갔다.
렉카가 왔다. 몇 분 되지도 않아 한 대를 처리한다. 펜스 안에는 나머지 한 대가 있다.
불쌍한 녀석... 이 녀석의 운명은 불 보듯 뻔하다. 조금 후에 또 다른 렉카 한 대가 들어온다. 해치우는 데에 5분도 안 걸렸다.
일부러 고지를 무시하고 주차를 했을 리는 없다.
벨기에는 이처럼 무자비한 나라이기 때문에 알고도 무시하는 일은 없다고 본다.
아마 부재중이거나 여행중이거나 뭔가 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그네들 사정이고, 공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차주의 동의 따위 필요 없이 견인해 버리는 게 벨기에 클라쓰.
경찰은 차주들에게 견인통지서를 보낼 것이고, 차주는 나중에 본인 차를 차고지까지 가서 회수해야 함은 물론, 견인비용까지 물어야 한다.
내가 한국 사정은 잘 모르지만 '차주 동의 없이 견인 불가'라는 말이 사실이라면
이건 정말 심각한 사안이라 생각한다. 무단주차를 처리하는데 차주 동의가 웬 말인가. 그냥 끌어내버려야 하는 것 아닌가?
무자비해 보여도 벨기에의 방식이 백 번 옳다고 본다. 피해 보기 싫으면 법과 원칙을
지켜라.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모든 불이익은 네 책임이다.
Belgiu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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