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Diary 끄적임

5년 만의 런던 그리고 조성진의 라흐마니노프

Demain les chats 2019. 4. 5. 01:41

 

 

 

 

# 여전히 재미있는 런던

 

그들이 싸질러 놓은 역사를 보면 절대 사랑하지 말아야 할 나라임이 분명하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영국이 너무 좋다. 같은 맥락으로 일본도 너무 좋다. 지금껏 여행다닌 모든 나라 중 탑텐에 꼽히는 나라들이다. 사실 프랑스 빼고 다 좋다. 프랑스는 몇 번을 가도 정이 안 드는 나라. 무튼 예전 여행들이 수박 겉핥기였다면 이번에는 런던을 제대로 구석구석 보고 왔다. 음식도 맛있었고 고양이라곤 다 자기 집 뒷뜰에 숨겨놔서 털 끝 하나 안 보여주는 이 나라에서 글쎄 무려 5마리나 만났다!! 살살 녹는 소프트 크림도 맛나게 먹었고 게다가 날씨도 좋아서 청량한 하늘을 마음껏 즐겼다. 뭐 하나 아쉬울 게 없었던 이번 여행이다.

 

 

# 조성진, 라흐 피협 2번

 

작년 말 헬싱키에서 조성진씨가 라흐 피협 2번을 연주했다. 우리가 무대 뒤쪽에 자리해서 그랬는 지 공연장의 음향 탓인지는 아직도 의문이지만 그 때의 공연은 그저 그랬었다. 피아노 소리가 오케에 파묻혀 잘 들리지 않았고 불협화음도 있었기에 의외로 실망을 했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대만족이다. 조성진 본인의 요청으로 원래 일정이었던 피협 3번이 피협 2번으로 바뀌었지만 상관없다. 라흐마니노프는 언제나 옳으니까. 헬싱키에서 느끼지 못 한 감동까지 다 받고 왔다. 행복한 목요일 저녁이었다.

 

 

# 애프터눈 티 세트

 

Candella에 갔었다. 크게 놀랄 맛은 아니었지만 애프터눈 티 본고장에서의 색다른 경험이었다. 사람들이 찬양하던 스콘은 내 스타일이 아닌지 어쩐지 그냥저냥이었지만 대체적으로 맛이 있었기에 한 번 쯤은 이런 작은 호사를 누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2019